[미군위][논평]윤석열 후보는 군사적 효용성이 없고 한반도에 극심한 긴장을 조성하여 우리 국민들의 생계와 평화적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 분명한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즉각 철회하라

2022-02-07 67

[미군위 논평]

윤석열 후보는 군사적 효용성이 없고 한반도에 극심한 긴장을 조성하여 우리 국민들의 생계와 평화적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 분명한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즉각 철회하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지난 1월 30일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 여섯 글자 공약을 게시했다. 1월 31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산하 글로벌비전위원회와 외교안보정책본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2천만 수도권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하겠다.”면서 “미국으로부터 사드를 구매해 한국군이 직접 운용하면 비용은 1조5천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2월 3일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서도 “북한에서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고각발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수도권에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며 사드 추가 배치의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사드 추가 배치는 수도권 방어의 군사적 효용성이 없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한반도에 긴장을 초래하며,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극심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한 공약이다.

사드가 수도권 방어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없음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미국의 탄도미사일방어체계 중 하나인 사드는 종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를 뜻하는 것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하고 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고도 40~150km 높이에서 직접 맞춰 파괴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남북간의 거리(종심)가 짧고 휴전선을 맞대고 있으며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직선거리가 30km에 불과하며 산악지대가 70%에 이르는 한반도 지형을 고려하면 날아오는 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해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이를 격추시킨다는 사드시스템은 그 실효성이 없다. 2013년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 역시 “한국의 경우 북한과 너무 가까워 미사일이 저궤도로 날아오는 데다 수 분 내에 도착하기 때문에 미사일방어 공조로 별다른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6년 7월 13일 류제승 당시 국방부 정책실장은 사드의 수도권 방어 관련 질의에 대해 “수도권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주로 스커드 계열이다. 스커드는 수도권으로부터 100~200km 정도 되는 지리적 위치에 배치돼 있다. 이 지역으로부터 수도권을 향해 스커드가 발사될 경우, 비행 고도가 낮고 비행시간이 짧아서 사드로는 요격이 제한된다.”며 수도권 방어의 군사적 효용성이 없음을 인정했다. 2016년 7월 20일 한민구 당시 국방부장관 역시 국회에 출석해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수도권을 타격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제정신을 갖고 있다면 무수단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고각 발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수도권을 향한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군사력 평가 전문기관인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펴낸 ‘2020 밀리터리 밸런스’에 따르면 북한은 방사포와 장사정포를 포함한 포병 전력 26,100여 문을 보유하고 있다. 방사포만 5,500여 문이다. 군 당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40∼60㎞ 수준인 170㎜ 장사정포는 150여 문, 240㎜ 방사포는 200여 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포를 모두 동원하면 산술적으로 1시간에 최대 1만 발을 쏟아부을 수 있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더라도 추가 사드 배치가 수도권 방어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없음은 너무나 분명하다.

사드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다. 사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issile Defense, MD)를 구성한다. 따라서 사드 배치는 미국의 MD체계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중국 영토까지 감시가 가능한 AN/TPY-2라는 레이더를 사용하는 사드를 우리 땅에 배치했고 이 때문에 중국의 극렬한 반발을 야기했다. 대북방어용으로는 군사적 효용성이 없는 사드를 구입해서 배치는 행위는 우리 군이 직접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감시하겠다는 신호로 인식되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사드는 미국의 무기체계이고 한미연합사체제에서 한미간에는 정보공유협정까지 맺어져 있어 한국이 사드 운용을 통해 수집한 정보가 미군에 전달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사드 배치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던 2016년보다 더욱 강력한 반발과 보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2017년 10월경 ‘사드의 추가 배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미 간 합의로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 혈세 1조5천억 원을 들여 중국과 러시아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와 동북아 신냉전을 촉발시켜 한반도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사드를 배치하겠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사드라는 무기체계가 가진 정치군사적 함의를 도외시한 채 우리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하는 사드 배치를 우리 혈세로 하겠다니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게다가 향후 미국이 자국의 전략상 필요에 따라 위 합의를 깨고 우리 땅에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려 할 때 반대할 명분을 스스로 없앴다는 점에서도 참으로 어리석은 공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윤후보는 사드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서조차 답을 못했다. 성주 사드 배치로 우리가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극심한 갈등과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감안하면 사드 추가 배치가 그에 상응하는 군사안보전략상 효용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뿐만 아니라 어디에 언제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함에도, 수많은 국민의 생계와 안위가 걸린 공약을 페이스북에 여섯 글자로 남기고 별다른 설명이 없다. 사드 추가 배치는 중국과의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공약이다. 이는 안보를 정쟁에 이용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하지만 사드 추가 배치로 인한 중대한 후과를 고려하면, 북핵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심과 반중정서에 편승하여 표를 얻으려고 무책임하게 던질 수 있는 공약이 결코 아니다.

사드 추가 배치는 군사적 효용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극심한 긴장을 조성하여 우리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고 수많은 국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할 것이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윤석열 대선후보가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2년 2월 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첨부파일

20220207-미군위-01[논평]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즉각 철회하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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