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제10회 민변 노동법 실무교육 후기

2021-05-12

제10회 민변 노동법 실무교육 후기

조준우 회원

사실 저는 ‘변호사가 되면 노동 사건을 조금씩이라도 해나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을 뿐 노동법을 깊이 공부한 적은 없었습니다. 학부 때 노동법 수업을 한 학기 수강했을 뿐이고, 변호사시험 선택과목도 합격에 급급하여 노동법이 아닌 다른 과목을 선택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번 민변 노동법 실무교육은 노동법의 주요 테마들이 어떤 것들인지 알게 해주어 노동법의 틀을 잡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제10회 노동법 실무교육 포스터

먼저 첫 시간인 ‘노동법 총론-노동사건의 유형과 특수성’ 강의를 통해 노동사건에는 해고, 징계, 부당한 업무지시 등 다양한 유형이 있고 그러한 유형에 따라 노동위원회, 행정법원, 가처분/가압류, 민사법원 등 다양한 해결 수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노동법 전체의 마인드맵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근로자와 사용자의 개념’ 강의를 통해서는 소위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음식배달, 승객운송을 필두로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커지고 있는 플랫폼 기업의 노동자들 역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권익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앞으로 노동법 관련 중요한 이슈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임금과 근로시간’ 강의를 통해서는 각종 수당을 사용주와 근로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평균임금 또는 통상임금에 포함하거나 제외하려 하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15년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며 통상임금이 크게 상승하게 되었고 그전까지 많은 제조업 공장에서 있었던 주야 맞교대가 많이 사라지게 되어 노동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판례 하나의 내용 변경이 노동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

평소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기에 ‘이주노동자 관련 소송과 쟁점’ 강의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들었습니다.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지만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19세기 산업혁명 시기와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임금이 체불된 상황에서도 비자를 연장할 방법이 없어 빈손으로 한국을 떠나야 하는 사례를 보며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또 외국 인력 배정 시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감점이 없어 이주노동자들의 위험한 노동 환경이 개선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 인력 배정에 불이익이 없고, 기계를 바꾸는 것보다 산업재해 관련 비용을 무는 것이 가격이 더 낮기에 사업주들이 환경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 노동자들보다도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노동형사사건의 절차와 쟁점’ 강의를 통해서는 형사사건이 어떠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재판부에 내는 서면에는 쟁점을 명확히 부각시켜야 하며 불리한 진술을 한 참고인의 경우 진술조서의 모순을 다툴 증거가 있을 때만 증인으로 소환하는 것이 좋다는 등의 팁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과거 2010년대 민주노총에 대한 폭력적인 압수수색, 쌍용차 추모집회에서 정상적인 집회가 불가능하도록 질서유지선을 설치한 사건 등에 대해 사진을 곁들인 설명을 들으며 과거 노동권이 심하게 위축된 시대상황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 밖의 모든 강의도 노동법의 주요 테마들을 상세히 설명하여 노동법 지식의 뼈대를 세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 주해서, 판례, 논문을 리서치 하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쟁점을 찾게 된다는 점, 판결문을 쓰는 방식대로 서면을 써보라는 점 등 실무에서 강사님들이 깨달은 생생한 팁들을 전달받을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앞으로 스스로 많은 리서치와 실무 경험을 통하여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 자신의 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현재 법규 및 주요 판례의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노동자 입장에서의 비판점까지 설명해주시어 판례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 노동법 및 판례를 개선시킬 방향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전격적 파업이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는 점에 대하여 헌법상 강제노역금지원칙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판례의 논리대로라면 사용자의 임금 지급거부(임금 체불 등), 자본제공거부도 근로자에 대한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는데 처벌되지 않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비판점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학생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었기에 기존 판례의 내용을 아는 것을 넘어 비판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양질의 강의를 준비해주신 여러 강사님들과 민변 관계자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매 강의마다 다양한 질문을 하여 강의 내용을 넘어 다양한 논의를 펼칠 수 있게 해주신 수강생님들도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다수의 인원이 모이기 어려운 상황인 관계로 이번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아쉬웠습니다. 언젠가 노동법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 뵙길 고대합니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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