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미디어언론][성명] 거대 기업 쿠팡의 괴롭힘 소송을 규탄한다

2021년 3월 18일 minbyun 68

[성명] 거대 기업 쿠팡의 괴롭힘 소송을 규탄한다

 

2020년 쿠팡은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고용 규모 3위의 기업이 되었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물류 시스템을 내세워 우리의 실생활에 파고 들었고 최근에는 미국 증시 상장도 이뤄냈다. 그러나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급속한 성장의 이면에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불안정한 고용이 있었다. 지난 1년 사이 쿠팡 사업장에서 7인의 노동자가 과로와 화학물질 노출로 사망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도 발생했다. 사망 사고와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는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수직적인 관리·감독 체계, 위험의 외주화 등 익숙한 병폐가 거론되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물류시스템을 무기로 고속 성장한 쿠팡이 우리 사회에서 가지게 된 지위나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쿠팡에 대한 언론 보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공론화가 필요한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공익적 목적으로 이루어진 정당한 성격의 보도임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것이다.

 

하지만 쿠팡은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제시와 사과는 뒷전이고, 당장의 기업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서 대전 MBC, 일요신문, 프레시안 등 언론사와 기자를 겁박하는 억대의 손해배상 소송이나 기사 삭제의 요구,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신청을 제기하고 있다. 쿠팡 측 주장에 의하더라도 장시간 노동과 살인적인 노동강도, 독성물질 노출 가능성과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 그리고 위험의 외주화 등 보도의 주된 근거가 이미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쿠팡은 지엽적인 부분만을 문제 삼고 있다. 기업 이미지 훼손의 원인은 쿠팡에 있는 것이지, 이를 비판한 언론 보도에 있지 않다. 그런데도 쿠팡은 고압적인 자세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거나, 기사 삭제를 요구하는 적반하장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쿠팡의 소송은 승소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소제기 자체로 언론사와 기자 개인을 압박하려는 괴롭힘과 보복에 목적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목적이 뚜렷한, ‘전략적 봉쇄소송’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지적에 억대 손해배상 소송으로 자신의 힘만 과시하는 쿠팡의 대응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쿠팡은 언론의 정당한 보도내용에 대한 부적절한 법적 조치를 즉시 중단하라.

 

  1. 사법부는 이번 쿠팡의 소송제기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으로 보고, 소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판단하라.

 

  1. 입법부는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왔던 전략적 봉쇄소송(괴롭힘 소송) 금지를 위한 법제정 절차에 조속히 착수하라.

 

2021. 3. 1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미디어언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