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부] 창원 진해 해군기지 세균 실험실, 마산 보도연맹 사건 재심 외

2020년 11월 30일 minbyun 72

경남지부소식

-김형일 회원 (경남지부 사무국장)

코로나가 극성입니다. 경남은 상대적으로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의 마수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올해 중순경부터는 매월 진행해오던 월례회도 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만, 드디어 코로나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되어 거의 반년 만인 10월에야 월례회를 열고 회원들이 같이 식사를 하며 근황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잠깐이었고, 다시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데다 심지어 확진자 동선에 법원이 포함되어 있기까지 한 최악의 상황을 맞아 또 기약 없이 오프라인 모임을 미루어야 할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지부의 소식을 전해달라는 가혹한 요청을 받았습니다. 서로 얼굴도 법정에서야 겨우 보는 처지에, 우리가 무슨 일을 해왔는지를 돌이켜보는 건 생각 외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과연 전할 소식이 있기나 할까요? 일단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부산지부의 소식을 보신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미군의 세균 실험실이 전국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그리고 경남에서도 창원 진해 해군기지에 미군의 세균 실험실이 있다는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시민사회 차원의 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당연히 경남지부에서도 참여했습니다. 다만 창원 진해 지역에서의 세균부대 대응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매우 특수한 어려움에 처해했습니다. 진해는 오랜 기간 동안 해군기지가 존재했고, 지역주민의 상당수가 군인, 군무원 혹은 관계자입니다. 또한 지역경제의 상당 부분을 이들이 지탱해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세균부대가 가지고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저조한 형편이고, 심지어는 적극적인 반감을 표시하는 주민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적 어려움을 딛고 시민들을 조직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관련기사: “진해-서울 등 곳곳에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2020. 5. 28, 오마이뉴스))

경남지부에서는 노동절에 있었던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를 사고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형사소송 지원부터, 개별 노동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계속 지원해 왔으며, 변론 활동 이외에도 백서를 발간하고 관련 서적의 북콘서트를 개최하는 일도 지원해 왔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야외무대를 이용하여 참가자들의 거리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북콘서트 당일 갑자기 비가 내려 매우 당황하기도 했지만, 엄중한 상황에서도 많은 분들이 질서를 유지하며 행사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북콘서트 얘기를 하니 또 빼 놓을 수 없는 일이 퀴어를 주제로 한 서적의 북콘서트를 지원한 일입니다. 경남에서는 작년에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고, 축제의 시작에서부터 경남지부가 집회허가, 점용허가, 경찰 및 관공서와의 협상과정에 모두 참여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2회 퀴어문화축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북콘서트마저도 일정이 계속 연기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기우제를 여는 심정으로 코로나가 잠잠해지만을 기다렸고, 오랜 기다림 끝에 북콘서트는 성공적으로 개최 할 수 있었지만,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어야만 하는 퀴어문화축제는 결국 개최를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변론활동에서 얻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1950년 헌병과 경찰이 마산지역 보도연맹원을 감금하고, 국방경비법 이적죄로 사형을 선고했던 ‘마산‧창원‧진해 국민보도연맹 사건’의 재심 사건에서 국가에 의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 15분에게 70여년 만에 드디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었던 아들은 ‘늦어도 한참을 늦었지만 그래도 어머나 한을 풀 수 있어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마산 보도연맹 희생자 재심 ‘무죄’… 70년 만에 명예회복 (2020. 11. 23., 경남신문))

이 밖에도 혐오사건의 피해자,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법률지원, 변경된 임대차 제도, 강제징용, 성희롱‧성폭력 관련 시민강의 등도 꾸준히 해나갔습니다.

쓰고 보니 마냥 손놓고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닌가 봅니다. 아마 내년에는 좀 더 활발한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도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뭔가 예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온라인으로 각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공유해야겠죠. 좀 더 열려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