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센터][논평]민사 미확정 판결서 공개 법안 통과를 환영한다.

2020년 11월 23일 minbyun 114

 

민사 미확정 판결서 공개 법안 통과를 환영한다.

 

  1. 지난 11월 19일 국회는 확정되지 않은 민사 판결서를 공개하는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05488)를 통과시켰다. 우리는 이번 법안의 통과를 환영하며 아울러 형사 미확정 판결서 공개에 관한 법안의 조속한 의결도 촉구하는 바이다.

 

  1. 지금까지는 미확정 판결서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확정된 판결서도 대법원 판결의 9.75%, 하급심 판결은 0.19%만이 대법원 종합법률시스템을 통해 검색이 가능했다. 헌법 제109조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일반 시민들은 법원이 공개하기로 선별한 극히 일부 판결서에 대해서만 일반적 접근이 가능했다는 의미이다. 판결서 접근의 어려움은 단순히 판결서를 보기 어렵다는 것을 넘어 여러 문제를 낳았는데 대표적으로는 전관예우의 문제와 판결에 대한 시민들의 토론을 어렵게 한다는 측면이었다.

 

  1. 접근이 어렵다는 것은 접근이 쉬운 일부 사람에게는 특권이 된다. 판결서가 일부만 공개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친분 있는 판사들을 통해 판결문을 입수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고, 이는 전관의 특권, 즉 전관예우의 전형적 장면이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할 법원이 판결서를 보는 것에서조차 일부에게만 열려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서 공개는 전관예우라는 병폐의 하나를 없앤 것이며, 좀 더 나아가서는 법원에 대한 시민의 권리는 평등해야 한다는 원칙이 한발짝 현실화 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1. 또한 지금의 사법부는 시민으로부터도 민주주의의 흐름과도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높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 중 하나가 ‘판결서의 전면 공개’라 할 수 있다. 현재는 미확정 판결서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법원이 공개를 결정한 사건은 ‘전국법원 주요판결’이라는 방식으로 공개를 하는데 이는 비판을 차단하고 성과는 알리는 법원의 권위적‧폐쇄적 사법행정의 상징적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사회적 논의와 토론의 자료가 될 판결서는 확인하기 어려웠고, 판결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이 차단되는 순환구조를 형성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하면서 판사가 말한 것은 숨기는 형국이었던 것이다. “판결문을 공개하는 경우 국민여론에 휘둘릴 수 있다”는 반박이 있지만, 일부 문구만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정보가 오히려 판결에 대한 잘못된 논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올바른 지적이라고 할 수 없다.

 

  1. 이런 측면들에서 본다면, 민사 미확정 판결서만 공개되고 형사 미확정 판결서 비공개는 유지한다는 것은 형사 판결서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관예우의 문제와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상황을 남겨둔다는 것이다. 형사 판결서에 이런 폐단을 지속시킬 이유가 없다. 민사 미확정 판결서만이 아니라 형사 미확정 판결서 공개에 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하는 이유다.

 

  1. 마지막으로, 민사와 형사, 확정과 미확정을 불문한 ‘판결문 전면 공개’는 사법부 개혁의 시작일 뿐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3년이 지났음에도 사법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사법농단의 제도적 기반이었던 사법행정의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사법행정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통과는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상고심의 개혁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법원이 민주화 흐름에 걸맞은 위상과 체제를 갖도록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2020. 11. 2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소장  성 창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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