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센터] [논평] 사법농단에 대한 책임추궁은 계속되어야 한다

2020년 11월 20일 minbyun 122

 

사법농단에 대한 책임추궁은 계속되어야 한다

-사법농단 피해자인 현직법관의 양승태 등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논평

 

  1. 어제(2020년 11월 19일) 사법농단의 피해자인 송승용 판사(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관련 전‧현직 법관 8명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사법농단의 책임을 묻기 위해 제기한 이 소송을 주목한다.

 

  1.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한다는 재판독립의 헌법적 원칙을 사법부라는 조직체의 옹호와 위상강화를 위해 사용했던 양승태 시절, 조직 수뇌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내부 성원들은 용납될 수 없는 존재였다. 어제 소송을 제기한 송승용 판사는 이런 시절에도 단순히 결정된 사항을 따르지 않고 필요할 때는 비판적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으며, 그 결과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되어 인사불이익을 입었다. 법원행정처는 송승용 판사의 성향 등을 취득해서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건을 작성하고 인사에 관여한 법관들은 아직 징계조차 되지 않았다.

 

  1. 이 소송이 제기된 어제(11월 19일)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해 탄핵 검토를 촉구한 날로부터 정확히 2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2년 동안, 위헌‧위법 행위를 한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계속하지 못하도록 탄핵절차를 개시(탄핵소추권)할 의무가 있는 국회는 그 책임을 방기했다. 그 결과가 사법농단의 가해자, 기획자, 실행자인 법관들이 오늘도 온전히 재판을 하거나 또는, 법관직을 그만두고 변호사로서 평온하고 무사한 삶을 영위함에도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가 부끄럽다.

 

  1. 송승용 판사가 사법농단이 드러난 시점으로부터 2년 반이 흐른 지금 불가피한 결단을 내린 것은 사법농단 판사들에 대한 징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탄핵은 점점 멀어져가는 상황에 말미암은 것으로 보인다. 사법농단에 대한 책임 추궁의 권한과 의무가 있는 대법원과 국회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배상마저 제기하지 않는다면, 가해자들은 소멸시효라는 또 다른 무기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 손해배상청구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이 소송은 개인의 소송을 넘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한계 또는 희망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1. 비판적 의견을 가진 판사를 사찰하고 불이익을 준 조직체로서의 사법부는 그런 일사불란함을 기반으로 국민의 인생이 달린 재판을 갖고 흥정을 했다. 사법부의 일사불란함은 단지 판사들의 불이익으로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재판의 위태화를 초래하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사법농단 피해자인 법관의 이번 손해배상 소송은 단지 법관 개인이 받았던 불이익에 대한 책임추궁을 넘어서 재판은 무엇이어야 하고, 법원의 관료화가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정당한 질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1. 사법농단 사태가 조용히 묻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지만 끈질기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결국 사법농단도 밝혀냈다. 그러나 이후 징계, 탄핵, 형사재판 등이 진행되는 상황은 답답함과 냉소를 낳았다. 사법농단이 이렇게 마무리되어서는 안된다. 이제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었다. 우리는 이 소송을 주목하고 끈질기게 지켜볼 것이다. (끝)

 

2020. 11. 2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소장 성창익

사법센터_논평_20201120_사법농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