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센터][논평] 권력기관 개혁,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 2020. 7. 30. 당정청 협의 내용과 관련하여

2020년 8월 3일 minbyun 132

 

 

 

권력기관 개혁,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 2020. 7. 30. 당정청 협의 내용과 관련하여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0. 7. 30.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당정청 협의를 갖고, 검찰‧경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개혁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당정청 협의에서는 주요 협의 내용으로, ① 국가정보원 개혁과 관련하여 ⅰ)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명칭 변경, ⅱ)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 및 대공수사권 삭제, ⅲ) 국회 정보위ㆍ감사원의 외부적 통제 강화, ⅳ) 감찰실장 직위 외부 개방ㆍ집행통제심의위원회 운용 등 내부적 통제 강화, ⅴ) 직원의 정치관여 등 불법행위 시 형사처벌 강화 등이, ② 검찰 및 경찰 개혁과 관련하여 ⅰ)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 개시 범위의 축소, ⅱ) 검‧경 수사과정에서의 사전협의 의무화 및 정기적 수사협의회 운영, ⅲ)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보호 방안 및 적법절차 보장 관련 수사준칙 마련, ⅳ)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시행 등이 각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개혁 과제는 대체로 바람직하다고 평가되며, 검찰 및 경찰 개혁 과제 중 인권보호 방안 및 적법절차 보장 관련 수사준칙에 관한 논의 또한 일응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밖의 검찰‧경찰 개혁과제들은 다음과 같은 지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다.

첫째, 위 협의안은 경찰개혁 과제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를 제시하면서도, 현행 경찰 조직 체계는 그대로 유지한 채 자치경찰사무는 생활안전, 교통, 여성‧아동‧노약자, 지역행사경비 등으로 국한시키고, 자치경찰의 수사범위도 위 사무범위에 제한하면서 자치경찰의 수사 또한 국가수사본부가 지휘‧감독하도록 하며, 자치경찰의 인사 또한 국가경찰이 관여하도록 하는 등 자치경찰의 실질적 권한을 대폭 축소시켰다. 또한 자치경찰 또한 그 신분에 있어 국가직을 유지하도록 하여, 사실상 경찰의 권한 분산 효과가 실효성있게 담보될 수 없는 구조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국가경찰의 수사사무를 지휘‧감독하는 국가수사본부 또한 조직‧인사상 국가경찰의 통제를 받도록 하였다.

경찰개혁과 관련한 위 협의안은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부적절하다. 우선 형식적으로는, 과거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제시하였던 자치경찰제도의 구성 방안과 전혀 다른 형태의 자치경찰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를 포함한 여러 의견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고, 국민적 의견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우 제한된 자치경찰제의 도입을 당정청협의라는 외관을 통해 정당화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내용의 측면에서도, 위 협의안에 따른 자치경찰제의 도입은 지방자치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점, 국가경찰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경찰의 권한 확대를 적절하게 분산하지 못한 채 권력기관의 총량을 늘리는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하여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부여되고,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에 따라 경찰의 수사 범위가 더욱 넓어지는 등 경찰의 권한이 집중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치경찰은 국가경찰의 권한을 분산하고 상호 견제가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위 협의안에 따른 자치경찰은 사실상 국가경찰에 자치경찰이 종속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수사에 있어서도 국가수사본부가 경찰청 내의 한 조직으로 편제되어 경찰청의 통제를 받게 되는 방식을 취하여, 국가수사본부의 도입 자체가 경찰의 권한분산 측면에서는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 기능 폐지로 말미암아 경찰에 의한 정보기능의 과점이 우려되는바, 정보경찰의 폐지도 경찰개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지만 이에 대하여는 위 협의안에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러한 내용들은 경찰개혁의 전체적 방향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위 협의안에 따르면,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여전히 광범위하게 열어 놓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의 절차를 통해 검찰청법이 개정되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 일부 이루어졌으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개혁의 방향에 비추어 이는 잠정적인 조치여야 하며, 장기적으로 경찰은 수사기관으로, 검찰은 소추기관으로 그 역할이 분리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측면을 고려한다면, 개혁의 과도기인 현 상황에서도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 개시 범위는 최대한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위 협의안은 마약수출입 범죄를 경제범죄의 하나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범죄를 대형참사범죄에 포함하는 등 오히려 개정된 검찰청법의 입법취지와 목적을 벗어나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바, 이는 수사기관 개혁이 과도기적 측면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셋째, 위 협의안은 검찰과 경찰이 중요 수사절차에 있어 의견이 다를 경우 사전협의를 의무화하고, 대검찰청과 경찰청(또는 해양경찰청) 사이에 정기적인 수사협의회를 두도록 하였다. 그러나 수사절차에 있어 부정기적 사전협의 또는 정기적 수사협의회의 위상, 협의의 대상, 운영 방식 등에 대하여는 그 구체적인 상이 드러나지 않아, 실질적으로 이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국정원‧검찰‧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신속한 개혁도 중요하지만, 개혁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이를 되돌리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앞서 지적된 위 협의안의 우려 지점들이 조속히 보완되어, 권력기관 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2020. 8. 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소장 성 창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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