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 [성명] 문희상 국회의장의 원칙 잃은 강제동원 문제 해결안, 반대한다

2019-11-28

 

[성 명]

문희상 국회의장의 원칙 잃은 강제동원 문제 해결안, 반대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019. 11. 5. 와세다대학에서의 강연을 통해,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이른바 1+1+알파 방식을 제안하였다. 나아가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문희상 국회의장은 위 1+1+알파 방식을 보다 구체화하여, 기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을 ‘기억인권재단’으로 격상하고, 그 재원은 현재 활동이 종료된 ‘화해치유재단’의 자금과 한‧일 민간의 자발적 기부금 등을 토대로 마련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동원 문제는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이루어진 반인도적 인권 침해의 문제이다. 국제인권규범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구제로서, 진상규명, 가해자의 가해사실 인정과 사죄‧배상, 책임자의 처벌 등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유엔 피해자 권리 기본 원칙에 의하면, 피해자는 정의에 대한 권리, 배상에 대한 권리, 진실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원칙은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도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제동원 문제 해결안은 이러한 원칙들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중대한 문제를 가진다.

 

첫째, 강제동원의 가해자인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에 대해,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누락된 채, 일본정부와 일본기업에게 면죄부를 주는 문제만이 주되게 논의되고 있다. 이는 피해자의 원상회복, 특히 명예의 회복이라는 중요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다.

 

둘째, 화해치유재단의 자금을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의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른바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를 강제동원 문제와 부당하게 결부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또한 이는 2015년 박근혜정부에 의해 강행되었다가 우리 정부가 무효화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효력을 재론하게 하는 근거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 2015년의 합의와 화해치유재단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를 고려하면, 이러한 선택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

 

셋째, 일본의 기업이 배상금이 아닌 기부금을 내는 것은 일본 기업에 책임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 기업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며, 이는 일본 기업에게 손해배상을 명한 우리 대법원 판결의 취지도 몰각시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이와 같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제동원 문제 해결안은 진정한 의미의 해결안이라 볼 수 없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즉각 위 안을 철회하고, 강제동원 문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2019112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위원장 이 동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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