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논평] 33년 만에 밝혀진 진실, 보안부대 국가보안법 조작 사건 재심 무죄판결을 환영한다.

2019년 6월 26일 minbyun 212

[논평]

33년 만에 밝혀진 진실, 보안부대 국가보안법 조작 사건

재심 무죄판결을 환영한다.

 

대전지방법원은 오늘 보안부대 국가보안법 조작 사건 피해자 임○○씨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재심 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대전지방법원 2019. 6. 26. 선고 2019재노1 판결). 재판부는 당시 보안부대가 피고인과 증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가혹행위 등 고문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하고, 이로 인하여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3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거대한 국가폭력에 짓눌렸던 젊은 청년들은 이제 완연한 중년이 되었다.

 

이 사건은 피해자 임씨의 용기로 시작되었다. 임씨는 우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이하 ‘센터’)와 재단법인 진실의 힘에 보안부대에 의한 가혹행위 등 고문으로 인해 허위 자백하여 국가보안법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사건을 접수했다. 변론센터는 신속하게 대리인단(변호사 황준협, 조아라, 서채완, 송상교, 조영관)을 구성하여 기록검토와 당사자 면담을 통해 사건을 파악한 뒤 2018. 5. 16. 피해자를 대리하여 재심을 청구했고, 대전지방법원은 2018. 12. 28. 위 청구를 인용하여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재심 진행과정에서 당시 보안부대의 고문 등 가혹행위로 피해자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의 허위 진술을 했던 지인들과의 재회가 33년만에 이루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지인들은 재판과정에서 증언을 마친 뒤 눈물을 훔치며, 당시 보안부대 수사관들의 고문과 협박으로 사실이 아닌 허위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최후진술에서 임씨는 지난 33년간 누구에게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또 다시 보안부대에 체포될 수 있다는 공포 속에 살아왔다면서, 지금도 보안부대 수사관에게 끌려가 감옥 속에 있는 꿈을 꾸고 있다고 진술했다. 설명할 수 없는 지난 세월의 상처를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 법정에는 진실의 언어가 가득 찼다.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33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야만적인 국가폭력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국가보안법 전과자로 만들었고, 친구들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부끄러운 낙인을 남겼다. 재판을 통해 밝혀져야 할 국가폭력은 오히려 잘못된 법원의 유죄 판결로 면죄부를 받았다. 그 동안 고문과 가혹행위를 자행한 가해자들은 국가라는 조직 속에서 안정된 삶을 살았고, 피해자는 전과자라는 낙인과 공포로 가득한 삶을 말 그대로 버텨왔다. 여전히 33년 전에 멈춰서 있는 피해자의 시간은 오늘 법원의 판결로 이제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

 

2019년 6월 2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