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위][논평] 혐오를 반대한 장신대 학생들에 대한 징계의 효력정지를 환영한다

2019년 5월 17일 minbyun 94

 

 

[논 평]

혐오를 반대한 장신대 학생들에 대한 징계의 효력정지를 환영한다

 

1. 오늘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 데이)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재판장 윤태식)은 오늘 1년 전 아이다호데이에 성소수자 혐오를 반대하는 취지에서 무지개 옷을 입고 채플에 참여한 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하 ‘장신대’) 학생들에 대한 징계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전부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5. 17. 자 2019카합10114 결정). 학교 측의 혐오에 기초한 부당한 징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학생들의 호소에 응답한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을 환영한다.

2.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장신대의 학생들에 대한 징계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을 상세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먼저 장신대의 학생들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징계사유를 사전 고지 않았고, 의견 진술 또한 듣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보여 진다고 판시했다. 즉 학생들의 무지개 옷 착용행위가 징계대상인지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있기 때문에 장신대의 학생들에 대한 징계는 위법하다는 것이다.

3. 나아가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장신대의 학생들에 대한 징계의 내용에도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성소수자의 옹호로 비춰질 염려가 있다는 점만으로는 학교의 학사행정 또는 교육상의 지도를 따른 행위가 아니고, 학생들의 무지개 옷 착용 행위로 채플이 방해되거나 지장이 초래된 것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불법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무지개옷 착용 행위가 학교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 보기도 어렵고,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즉 학생들의 무지개 옷 착용행위 그 자체가 징계될 수 없다는 것이다.

4. 오늘 결정으로 장신대의 학생들이 작년 아이다호데이에 성소수자 혐오 반대를 위해 무지개 옷을 착용한 것은 모든 사람은 존엄하고 차별받지 말아야한다는 당연한 인권의 명제를 표현한, 정당한 표현 행위였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학생들은 성소수자를 배척하는 집단들과 종교집단으로부터의 학업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혐오와 비난으로 부터 시달려야 했다.

5. 혐오와 비난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했어야할 장신대는 오히려 그 혐오와 비난에 동조하여 학생들에게 유기정학, 근신처분, 봉사활동 요구, 반성문 제출 등 무거운 징계를 부과했다. 뿐만 아니라 장신대는 학생들에게 징계를 이행하지 않는다며 등록을 거부했다. 그리고 징계과정에서 학생들의 신원을 보호하지 않아 학생들의 공동체 생활 역시 어렵게 되었다. 이처럼 학생들에 대한 징계는 학생들의 학업생활만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삶까지 고통으로 내몰았다. 이에 학생들은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단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6. 혐오의 반대는 결코 제한될 수 없다. 작년 아이다호 데이,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 혐오를 반대한 학생들의 행위는 모든 사람이 존엄한 세상을 지지한다는 정당한 표현행위였다. 우리 위원회는 오늘 아이다호 데이에 선고된 서울동부지방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이 학생들의 고통을 위로해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우리 위원회는 같은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본안 소송에서 학생들의 징계의 무효가 확인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9년 5월 1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