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성명] 삼성의 사병(私兵)으로 전락한 경찰에 대한 미온적 권고에 아쉬움을 표하며, 관여 경찰 전원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2019년 5월 15일 minbyun 63

 

[성 명]

삼성의 사병(私兵)으로 전락한 경찰에 대한 미온적 권고에 아쉬움을 표하며관여 경찰 전원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유남영이하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경찰이 故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의 시신을 탈취하고 이를 막는 유족의 장례주재를 방해하는 등 위법한 공무를 집행한 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이미 검찰의 수사 및 기소를 통해 일부 혐의는 드러난 바 있지만그 전모를 확인한 지금 우리는 과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질서를 유지하는 공권력으로서 경찰 조직을 신뢰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삼성의 지시와 요청에 따라 국민의 민감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와 수사정보를 수시로 삼성에 보고하고망인의 유서를 숨긴 채 가족장을 주선하여 유족을 기망하였으며브로커를 통해 허위의 112 신고를 사주하고삼성을 대신하거나 도와서 합의를 종용하고 합의금을 직접 전달하였다이 뿐만이 아니다삼성이 원하는 형태의 장례가 진행될 수 있도록휴무 중이던 경찰병력까지 동원하여 유족의 장례주재를 방해하고 이에 항의하는 동료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불법체포하였으며허위공문서를 작성하여 행사함을 통해 시신 탈취 및 화장이송까지 구체적으로 관여하였다모든 작전 수행이 끝나고 경찰은 삼성으로부터 은밀히 현금 1000만원을 건네받아 함께 작전을 실행한 경찰들과 양복을 맞춰 입고 고깃집에서 회식을 하며 남은 돈을 나눠 가졌다수사권이 없어 조사에 제한이 상당했던 이번 조사 결과 확인된 내용이 이 정도이다.

경찰이 국가의 공권력(公權力)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분명 경찰은 삼성의 사병(私兵내지 삼성에 소속된 하나의 부서처럼 기능한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도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내용을 보면경찰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히 일부 경찰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오히려 본청지방청경찰서 각 단위에서 지시와 보고업무분담이 오가면서 조직적으로 합심(合心)하여 자행한 조직범죄로 평가할 수 있다구속기소되었던 김 전 경정은 첫 공판기일에 법정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하면서 정당한 업무에 대한 실비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그들에게 삼성은 국가이고삼성의 안위를 위하는 일은 경찰의 정당한 업무영역이다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삼성의 일을 하였기 때문에 부끄러울 것 없는 당연한 것이다이것이 우리가 확인한 경찰의 직업윤리이자 적법성의 경계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찰의 민낯을 들여다보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경찰의 위법한 공무집행을 확인한 진상조사위원회는징계 및 수사 의뢰를 누락한 채 경찰청에 사과와 유감표명 등만을 권고했다내용과 결론이 맞지 않는 것이다경찰관들의 범죄가 조직 내에 공유되었지만 수사는커녕 오히려 경찰조직 차원에서 범죄에 적극 가담한 이 사건과 마찬가지로진상조사위원회도 범죄를 확인했지만 고작 범죄자의 사과만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본디 진상조사위원회의 역할은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재발방지 세 축으로 이루어진다진상조사 결과에 걸 맞는 책임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서는경찰이 결코 자발적으로 해내지 못하는 경찰 스스로의 범죄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적극 권했어야 한다.

경찰청은 범죄에 관여한 경찰들을 지위고하 막론하고 당장 직무에서 배제하여 징계함과 동시에퇴직자를 포함하여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이미 범죄혐의가 드러난 이들이 누구를 수사하고 누구를 보호하겠는가동시에 우리는 경찰이 스스로 반성하여 헌법과 법률에 따라 필요·최소한도에서 국민을 위해 적법하게 기능할 것을 마냥 기다리지 않고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며 향후 고발에 나설 것을 밝힌다.

끝으로 진상조사위원회가 신속하게 조사결과보고서를 발표할 것을 주문한다어제 공개한 것은 전체 조사내용의 요약본에 불과한 심사결과이다진상조사위원회 설립·운영의 근거인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경찰청 훈령 제855)은 진상조사의 내용을 백서의 형태로 작성하여 남김으로써경찰이 공권력을 수단으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뼈아픈 역사를 기록하겠다고 정했다진상조사위원회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경찰이 원래 보호해야하는 국민들에게 숨김없이 조사결과보고서를 발표하라경찰의 조직적 범죄를 통해 아들의 시신을 빼앗긴 어머니가 있고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게 맞고 체포되어 동료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한 조합원들이 있음을 잊지 말길 바라며부디 진상조사위원회가 마지막 책무를 정직하게 완수하길 바란다.

2019. 5. 1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정 병 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