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인권보고대회 – [선언문]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선언 –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이하여

2018년 12월 4일 minbyun 35

 

* 2018. 12. 3.(월)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진행된 2018 한국인권보고대회 때,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의 의미를 담아 참가자들이 앞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선언문을 채택 발표하였습니다. 낭독에는 민변 사무처 서희원 상근 변호사와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운영위원이자 다산인권센터 랄라 활동가가 맡아주었습니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선언

세계인권선언 70년을 맞이하여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이다. 세계인권선언은 인류가 두 차례의 세계전쟁 중 일어난 야만적인 범죄에 대한 성찰을 통해 더 이상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파괴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결의를 천명한, 보편적 인권의 가치 결집을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우리는 다시 인권을 생각하는 소중한 자리와 기회를 가졌고,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지난해 정의와는 거리가 먼 정권을 교체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평화에 조금은 더 가까운 세상에 다가섰다. 전쟁을 미처 극복하지 못했던 한반도에서 남과 북의 군인들이 손을 맞잡았고, 용기있게 “미투”를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사회 전체를 극한의 반인권 상태로 몰아넣었던 전직 대통령들이 죗값을 치르는 중이다.

 

그럼에도 아직 세계인권선언이 말하고 싶었던, 보통사람들이 바라는 아주 간절한 소망에 이르기까지 가야할 길 또한 멀다. 여전히 퇴행적인 세력들이 완강하게 버티며 보편적 인권이 아닌 자신들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여념이 없고, 어떠한 차별도 없이 똑같이 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선언은 ‘사법농단’ 앞에 무색해진다. 결핍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바랐으나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는 어려워지고, 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태까지 이르렀다.

 

이에 우리는 인권선언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모든 사람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나아가야 할 길이 더 멀다는 것을 인지하며, 참여한 모든 사람과 함께 아래와 같이 선언한다.

 

 

1. 차별을 철폐하고 인간의 존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작이다.

 

세계인권선언 제2조 :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견해 또는 그 밖의 견해, 출신 민족 또는 사회적 신분, 재산의 많고 적음, 출생 또는 그 밖의 지위에 따른 그 어떤 구분도 없이, 세계인권선언에 나와 있는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우리 사회의 인권보장 수준은 개선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위 선언의 정신을 반영한 차별금지법은 발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나와 ‘다른’ 것에 대한 혐오는 소외와 배제를 가중시켰다. 여성·장애인·성소수자 등의 인권은 아주 더디게 개선되고 있고, 예멘 난민 사안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함을 확인하였다. 이에 우리는 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을 경주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보다 높은 수준으로 실현되게 될 것이다. 차별금지법안을 공유하고 제정하기 위한 활동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2. 진정한 사법개혁, 사법의 민주화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사법농단’,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 구제 방안 마련하라

 

세계인권선언 제6조 :

모든 사람은 그 어디에서건 법 앞에서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한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7조 :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하며, 어떤 차별도 없이 똑같이 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는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재판을 거래의 목적물로 전락시켰다. 국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 사법부를 찾았지만, 사법부는 국민을 배반하고 국민을 이용한 것이다. 이와 같은 사법농단 사태는, 사법의 영역에서 국민주권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관련자들의 형사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일부의 관련자가 처벌받는다고 하여 사법농단 사태가 해결되거나 정의의 실현이 완수되지 않는다. 사법농단 사태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 구제와 재발방지를 위해, 우리는 앞으로도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3. 평화를 향해 나아가자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남북 민간의 교류협력을 확대하라

 

유엔인권이사회 평화권 선언 제1조 :

모든 사람은 평화를 누릴 권리를 가지며 그를 통해 모든 인권이 향상되고 보호받으며 개발이 전면 실현된다.

 

올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에 전례 없는 큰 걸음을 내딛었다. 하늘과 땅, 바다 어디에서도 서로에 대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는 군사적 합의에 이르렀고,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으로 ‘비무장’으로 하는 조치까지 취해졌다.

 

평화를 위한 이 걸음은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고, 또 다시 반목과 대결로 호도하는 모든 시도에 맞설 것이다. 우리는 평화와 양립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모든 것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오랜 분단과 대결로 침해된 인권을 회복하고, 평화의 시대에 보편적인 인권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 시작이 국가보안법을 없애는 것이다. 말할 권리, 생각할 권리, 학문의 권리, 경제적 활동에서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며 인권을 억압해 온 국가보안법이 없어진다면, 남북 주민들은 더 많이 교류하고 더 많이 협력하며 서로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4. 모든 국민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실현하자

불공정 행위 근절, 노동개혁, 민생개혁에 나서라

 

세계인권선언 제22조 :

모든 사람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은 (…) 자신의 존엄성과 인격의 자유로운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실현할 자격이 있다.

 

극단적인 양극화와 갑을관계의 구조화는 우리의 일터와 삶터를 피폐하게 만들고 우리의 99% 모두를 소진시키고 있다. 재벌들은 자신들에게 경제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불법도 서슴지 않았고, 경제력에 따라 만연된 불공정 행위는 결국 서민들끼리의 경쟁을 부추기며 불안과 좌절이 일상화된 삶을 살게 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이 모든 사람이 노동할 권리를 가지고, 공정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일할 것을 권리로 선포한지 70년이지만, 국제노동규범인 ILO 협약조차 비준되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결핍’으로부터 자유로울 때만이 진정한 인권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미 유엔 인권이사회는 “먹을 것, 마실 것 위생․보건, 입을 것, 주거, 교육 및 문화에 대한 권리, 노동, 고용 및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에 관한 공정한 환경을 누릴 권리, 동일 직업 또는 직무를 행하는 사람들의 동일한 보수를 받을 권리, 평등한 조건으로 사회적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 여가의 권리”를 모든 인간의 권리로 선언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경쟁에서 자유롭고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모든 분야에서 함께 노력할 것이다.

 

 

2018. 12. 3.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인권보고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