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월례회] 11월 민변 월례회 “미투운동과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한 이해” 참석 후기

2018년 11월 30일 minbyun 120

2018년 11월 민변 월례회 참석 후기

하태승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지난 목요일에는 “미투운동과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한 이해” 라는 주제로 민변 월례회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평소 젠더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자 했지만, 아직까지 젠더법 분야에 무지했던 저로서는 매우 관심을 끄는 주제였습니다. 망설임 없이 참석 신청을 하였고 좋은 강연을 듣고 왔습니다.

이번 월례회 강연은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의 대표이신 최미진 노무사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강연의 주된 내용은 ① 현행법상 성희롱의 개념 및 성립요건 ② 성희롱 문제에 대한 법률적 대응 방안(사실관계에 대한 입증 방법을 중심으로) ③ 개별적인 성희롱 사건 case 소개 ④ 성희롱 예방을 위한 조직적 대응 방안 등 이었습니다.

현행법상 성희롱의 개념은 생각보다 매우 협소하였습니다. 법률상 성희롱의 개념은 형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에서 규정하는 범죄에 이르지 않을 정도의 젠더폭력을 규율하기 위한 취지에서 고안된 개념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취지와 달리 성희롱을 규정한 고평법, 양성평등기본법,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는 오로지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 성희롱만을 규제하고 있으며, 성희롱의 주체에 있어서도 사업주, 직장에서의 상급자, 공공기관 종사자 등 매우 좁은 범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즉 법률상 성희롱의 개념으로 포섭하기 힘든 다양한 젠더기반 폭력의 문제는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협소한 구성요건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성희롱을 입증하는 문제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법률원에서 노동법률상담을 진행할 때 내담자분들에게 가장 묻기 힘든 질문은 증거관계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내담자분들은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찾아오시지만, 사전에 이를 입증할 수 있을만한 증거를 확보한 분들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성희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직장 내부에서 존재하는 위계관계, 그리고 젠더권력관계를 이용해 진행되는 “성적 괴롭힘”의 경우 그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그렇기에 이를 입증하는 방법은 법률가가 가장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할 주제였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성희롱 관련 소송에 있어서 “성인지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사실관계의 심리가 필요함을 명시한 최근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은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성인지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가해자와 피해자의 평소 관계, 관련된 주변인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증계획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성희롱 예방을 위한 조직 문화 개선 방안 부분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법률 이론적 내용과는 큰 관련이 없는 부분이었지만, 우리 법률가들이 가장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희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배경에는 부적절한 언행, 성차별적 관행 등이 만연한 조직 내의 잠재적 문제상황이 있었습니다. 사후적인 법률대응도 중요하지만 사전적으로 성평등한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성희롱을 예방할 수 있는 공동체적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그 안에서 법률가에게 필요한 역할은 무엇인지 많은 생각거리를 남겼습니다.

여성노동법률센터에서는 노무사, 변호사, 연구자, 실무자 등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참여하여 여성 노동자에 대한 법률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신입변호사인지라 맡은 업무에 허덕이고 있지만, 일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나면 여성노동법률 센터와 결합해 다양한 여성 노동 사건을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좋은 강연으로 지적 자극과 많은 고민지점을 제시해준 민변과 최미진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