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논평] 정부는 ‘규제혁신’이란 이름의 ‘데이터 팔이’를 즉각 중단하라.

2018년 8월 31일 minbyun 136

 

[논평] 정부는 ‘규제혁신’이란 이름의 ‘데이터 팔이’를 즉각 중단하라.

 

1.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진행된 ‘데이터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행사 현장에 방문하여, 데이터 경제 관련 산업 육성과 데이터 활용을 위한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데이터의 개방과 공유를 확대해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신기술과 신산업,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장밋빛 미래를 호언장담 하였다.

 

2.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간과하였다. ‘혁신 성장’의 동력인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데이터’는 국민들 개개인에 대한 각종 정보의 총체이다. 그런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에 정작 정보주체인 국민은 빠져있고, 대통령은 마치 그 데이터가 정부 혹은 국가의 것인 양 활성화를 부르짖고 있다.

 

대통령은 정보화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므로 확실한 안정장치 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안심시키지만, 그 안전장치가 무엇인지, 어떠한 논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성장’, ‘발전’만 강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3. 정부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사례를 빌어 개인정보의 이용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도 개인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정보주체로부터 동의를 획득하여야 함을 강조한다.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은 가명화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공익을 위한 기록보존의 목적, 과학적, 역사적 연구 목적 등에 한정한다. 이 때에도 정보주체의 권리는 필요최소한으로만 제한되어야 하고, 정보처리자로 하여금 강화된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보주체의 권리 강화와 안전장치의 마련, 감독기구의 일원화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배제하고, 자신의 정보가 이용되게 되는 정보주체인 국민의 동의는 받지 않은채, 무리하게 산업의 발전을 내세워 개인정보의 이용만을 내세운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가명화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정보주체의 권리, 개인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여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시장조사의 목적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가명화 정보는 익명화 정보가 아닌 추가정보를 사용할 경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이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이같은 무리한 규제완화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국민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내밀한 정보까지 거대기업과 기관에 의해 부당하게 이용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 같은 방침은 국제적 조화에도 맞지 않아 EU 개인정보 보호 적정성 평가에도 통과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등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내세우는 국가 경쟁력에도 부합하지 않을 것이다.

 

4. 문재인 정부는 정보주체의 동의도 받지 않고,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데이터 관련 규제혁신을 즉각 중단하라.

 

 

2018년 8월 3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 조지훈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