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논평]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한 징계절차 개시결정이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보아 소를 각하한 법원의 판결은 부당하고 무책임하다.

2016-12-19

[논 평]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한 징계절차 개시결정이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보아 소를 각하한 법원의 판결은 부당하고 무책임하다.

서울고등법원 2016. 12. 16. 선고 201650619 판결에 대한 논평

 

서울고등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이균용, 서승렬(주심), 성충용}는 2016. 12. 16.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가 2015. 7. 2. 민변 소속인 장경욱, 김인숙 변호사에 대하여 한 징계절차 개시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보아 소를 각하하였다. 이는 1심 재판부{서울행정법원 제4부 재판장 김국현, 김나영(주심), 윤준석}가 한 취소 결정(2015구합77714)을 뒤집은 것이다.

 

우리는 위 항소심 판결이 법무부의 부당한 징계절차 개시 결정을 무효로 선언하지 않고 지극히 형식적인 잣대로만 판단한 것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판결이라고 본다. 법무부가 인권 옹호에 앞장서는 변호사들을 통제할 목적으로 빼든 징계의 칼을 칼집 속에 밀어 넣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무부의 부당한 행태에 간접적으로 동조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고(故)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작성한 비망록을 보면, “장경욱 변 철저 고발 건 조사 – 안타깝다 – 변(호사 자격) 정지 – 법무부 징계”(2014. 9. 11.), “민변 변호사 징계 추진 현황 보고 요”(2014. 10. 26.) 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장경욱, 김인숙 변호사에 대한 서울중앙지방 검찰청의 징계개시신청이 청와대, 즉 권력 최상부의 ‘민변 옥죄기’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임이 분명히 드러났다. 그런 정황까지 드러나 있는데도 법원이 위와 같은 판결을 한 것은 사건의 실체에 대면하는 것을 고의적으로 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불러 일으킨다.

 

이 사건의 경위는 아래와 같다. 서울중앙지검은 2014. 11. 3. 민변 소속 장경욱·김인숙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협에 징계를 신청했다. 검찰은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장경욱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거짓진술을 하도록 종용했고, 김인숙 변호사는 피의자에게 진술거부를 유도했는데, 그 행위들이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 및 진실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대한변협은 위 변호사들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징계신청을 ‘정당한 변론’에 대한 부당한 징계라고 보아 기각했다. 검찰은 대한변협 변호사 징계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했지만 그것도 기각당했다. 그러자 검찰은 2015. 5. 11. 법무부에 이의신청 하였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2015. 7. 2.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취소하고 징계절치를 개시하는 결정을 하였다. 장경욱, 김인숙 변호사는 이 결정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위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2016. 5. 27. 서울행정법원은 장경욱, 김인숙 변호사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에 대해 위 항소심 판결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의 위 결정이 ‘징계절차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내부적∙중간적 결정에 불과하고 장경욱, 김인숙 변호사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이뤄진 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위 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우리 대법원은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법적 근거도 없이 객관적으로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처분과 같은 외형을 갖추고 있고, 그 행위의 상대방이 이를 행정처분으로 인식할 정도라면 그로 인하여 파생되는 국민의 불이익 내지 불안감을 제거시켜 주기 위한 구제수단이 필요한 점에 비추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두3541 판결 등 참조). 이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판결이 부당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항소심 법원은 단순히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의 행정행위가 처분이 아니라고만 결정하였지, 그 전제로서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이미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가 징계를 개시하지 않겠다고 한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고 징계를 개시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에 따라 위 두 변호사는 법무부의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참가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법무부와 법원은 변호사로서 기본적 인권 옹호 활동에 충실한 두 변호사를 법치의 바깥으로 내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판결이 부당하고 또 무책임한 판결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우리 모임은 위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청와대가 민변을 탄압하기 위해 행한 위 징계개시결정이 무효임을 명명백백히 선언하는 판결을 해야 할 것이다.

 

 

2016121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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