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의견서] 학생의 시국선언 및 집회참가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검토 의견

2016년 11월 17일 minbyun 113

수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발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청소년위원회

 

[의견서] 학생의 시국선언 및 집회참가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검토 의견

 

 

위 사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검토 의견을 제출하오니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질의의 요지

 

최근 대통령의 헌정유린 사태에 대하여 학생들이 시국선언이나 집회참가를 통하여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교육부와 일부 교육청, 학교관리자들은 이러한 학생들의 시국선언이나 집회참가가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학생들을 겁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귀 단체에서는 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하거나 집회에 참가하는 것이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질의하였습니다.

 

  1. 관련 규정

 

별지 기재 참조

 

  1. 검토 의견

 

가. 아동의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

우리 「헌법」 제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모든 국민의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학생 역시 국민임에 틀림없습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가입, 비준하여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있는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이하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제12조에서 “당사국은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능력이 있는 아동에 대하여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자유스럽게 표시할 권리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제13조 및 제14조에서 아동의 ‘표현에 대한 자유권’과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명시한 후, “이 권리의 행사에 대하여는 법률에 따라 부과되고, 국가안보 또는 공공의 안전, 공공질서, 공중보건이나 도덕의 보호 또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의 보호를 위하여 민주사회에서 필요한 것 외의 어떠한 제한도 과하여져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아동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에 대한 제한의 한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4(학생의 인권보장)는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헌법과 유엔아동권리협약이 보장하고 있는 아동의 권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상의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학교에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학생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집회에 참가할 권리를 가지며, 이러한 권리의 행사는 국가안보, 공공의 안전, 공공질서, 공중보건이나 도덕의 보호 또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의 보호 등이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할 수 있습니다.

 

나. 학생의 시국선언 또는 집회참가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

그런데 사안에서 학생들의 시국선언이나 집회참가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 경우, 이로 인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어떠한 해악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시국선언이나 집회참가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공공 시설물을 훼손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학생들의 시국선언이나 집회참가는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 행사로서 ‘징계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특히, 해당 학교의 학칙이 ‘학생의 표현물에 대해 사전허가제’를 규정하고 있거나 ‘학생의 집단행동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학생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학칙 자체가 앞서 살펴 본 헌법과 법률에 반하여 ‘무효인 학칙’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다.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년 고등학교 학생이 학생인권 관련 토론회 전단지를 학생들에게 배포하자 학교측에서 허가 받지 않은 전단지를 배포하였다는 이유로 학생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한 사안에서 “진정인이 배포한 전단지는 학생인권을 위해 외부단체에서 개최하는 토론회의 참석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의 학교교육 현실에 대하여 다소 비판적이고 과장된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전단지의 교내 배포절차와 위반시 징계에 대한 명시적 학내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학교측이 허가받지 않은 전단지를 배포하였다는 이유로 진정인에 대해 진술서 작성 요구 등의 조사를 하고 선도위원회 참석 공문을 교부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한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으로 헌법 제21조에 보장된 진정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라고 하여, 허가 받지 않은 전단지를 배포하였다는 이유로 학생에 대해 징계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학생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하였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 2008. 2. 28. 결정 07진인1146 학교 안에서의 학생의 표현의 자유 침해).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년 중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학교운동장에서 두발자유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자 학교장이 이를 해산시키고 진술서 작성 등을 강요한 사안에서, “동 집회시간이 점심시간이었고, 다른 학생 및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았으며, 집회가 평화적으로 전개된 점, 두발자유 및 학생에 대한 체벌금지 등 학생의 권리와 관련이 있는 내용의 집회였던 점으로 보아 이 집회를 불법집회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중략)…따라서 동 집회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였거나, 집회시 학교 시설물을 훼손하는 등의 사정이 없으므로, 동 집회가 제3자에 의해서 촉발되었고, 학생 신분으로서 집단으로 행동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해산한 학교측의 행위는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라고 하여,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였거나 학교시설물을 훼손하는 등의 사정이 없이 평화롭게 진행된 학내 집회를 해산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하였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 2008. 9. 25. 결정 07진인4150 학생에 대한 집회 해산 등에 의한 인권침해).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년 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시간 전에 교문 앞에서 시위를 하려고 만든 피켓을 학교장 등이 수거하여 찢어버린 사안에서, “수업시간 전에 평화적으로 행한 학생들의 시위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였다거나, 학교 시설물을 훼손하는 등의 사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 문화를 알려준다는 이유만으로 피켓을 학생들의 동의 없이 수거한 행위는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학생들의 동의 없이 피켓을 수거함으로써 학생들의 시위를 방해한 학교의 행위는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임을 확인하고 소속 교사들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 2010. 5. 10. 결정 08진인486 전국학업성취도평가고사 반대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

 

라. 미국 판례

관련하여 미국 법원 역시, 학생들이 1965년 아이오와 주의 공립학교 학생들이 월남전에 반대하는 의사표시로 검은 완장을 두르고 등교하자 학교당국에서 검은 완장을 떼도록 요구하고 정학처분을 한 사건에서, “공립학교는 전체주의의 요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직원이라고 해서 학생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학생은 학교 안이든, 밖이든 연방헌법이 말하는 국민이다. 학생이 정부에 대한 책무를 존중해야 하는 것과 동일하게, 학생은 정부가 존중해야 할 기본권의 주체이다. 학생은 정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만을 받아들이는 폐쇄회로가 아니다. 연방헌법상 자유를 엄격하게 보호하는 일이 학교사회보다 더 중요하게 요구되는 곳은 없다. 교실은 사상의 시장이며, 국가의 장래는 일방적으로 선택된 견해가 아니라, 다양한 입을 통해 왕성한 교류를 거쳐 진리를 발견해내는 방식으로 교육받은 지도자에 달려 있다. 학생의 활동 속에 학생 사이 개인적 의사소통이 포함된다는 것은 지당하며, 의사소통은 교육의 과정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학생의 권리는 수업시간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학생은 학교 식당, 운동장 또는 학교 어디에 있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베트남 전쟁과 같은 논쟁거리가 되는 주제에 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언론 자유는 원칙상으로만 존재하고,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만큼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되는 그런 권리가 아니다.”라고 하여, 월남전 반대 목적으로 검은 완장을 찬 학생들에 대해 정학처분을 한 것은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법한 징계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Tinker v. Des Moins Independent Communitity School District, 393 U.S. 503, 1968. )

 

  1. 결 어

이상과 같이 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하거나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헌법, 유엔아동권리협약,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보장되는 기본권의 행사로서, 이러한 시국선언이나 집회참여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행해졌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징계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끝.

 

 

2016. 11. 17. (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청소년위원회

위원장 김 영 준

<별지>

 

「헌법」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조약 제1072호, 1991. 12. 20. 발효)

제12조

  1. 당사국은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능력이 있는 아동에 대하여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자유스럽게 표시할 권리를 보장하며, 아동의 견해에 대해서는 아동의 연령과 성숙도에 따라 정당한 비중이 부여되어야 한다.

제13조

  1. 아동은 표현에 대한 자유권을 가진다. 이 권리는 구두, 필기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는 아동이 선택하는 기타의 매체를 통하여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국경에 관계없이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2. 이 권리의 행사는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제한은 오직 법률에 의하여 규정되고, 또한 다음 사항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

(a) 타인의 권리 또는 신망의 존중

(b) 국가안보, 공공질서, 공중보건 또는 도덕의 보호

제15조

  1. 당사국은 아동의 결사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다.
  2. 이 권리의 행사에 대하여는 법률에 따라 부과되고, 국가안보 또는 공공의 안전, 공공질서, 공중보건이나 도덕의 보호 또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의 보호를 위하여 민주사회에서 필요한 것 외의 어떠한 제한도 과하여져서는 아니 된다.

 

■ 「교육기본법」

제12조(학습자) ① 학생을 포함한 학습자의 기본적 인권은 학교교육 또는 사회교육의 과정에서 존중되고 보호된다.

 

■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4(학생의 인권보장)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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