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레터 ver.2

2016-06-27

총/장/레/터

안녕하세요, 다시 또 인사드립니다.IMG_0537
사무총장 강문대 변호사입니다.
이제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셨겠지요? 제 개인을 알 필요는 없지만 우리 모임의 총장의 이름과 얼굴은 알아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회장님은 선거를 거쳤으니 확실히 알고 있지요?

총장 3-4주차를 거쳤는데요, 이제 조금 익숙해지네요. 상근자들과의 소통도, 여러 가지 일 빨리 빨리 결정하는 것도, 재판하면서 텔방 보는 것도 손과 눈에 많이 익었습니다. 그 끝이 매너리즘이 아닌 능수능란이 되도록 긴장감은 계속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두 주간 민변에 큰 두 일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탈북 식당 종업원 인신보호 사건’의 심리 개최이고, 다른 하나는 ‘개혁입법과제 출판 보고 대회 및 토론회’ 개최입니다. 전자와 관련해서 일부 단체가 민변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단체 명단 중에 ‘어버이연합’은 없더군요. 확실히 자금 지원이 원활치 않은가 봅니다. 위 심리와 관련해서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민변을 물어뜯더군요. 저도 당사자격 지위에 서보니 그런 공격을 무심히 흘리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무조건 정면 대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어서 그 대응 수준과 방식을 정하는 것에 고심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변호인단이 일선에서 잘 대응하고 회장님도 전체 지휘를 잘 하셔서 적절한 수준에서 막아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성명(“인신보호법을 무력화시키는 국정원의 행태와 법원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나온 것 아시죠? 거기에 우리 입장이 잘 나와 있습니다. 궁금하거나 헷갈리는 점이 있으면 그 성명 다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 오늘(6/24) 변호인단이 국정원장을 고발합니다. 이미 알고 계시지요? 이에 대한 보도자료도 홈피에 게재돼 있습니다.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지 않고 소리없이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버섯도 아니고 용각산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명천지에 소리내어 알리면서 활동합니다. 이 건은 다음 레터에서도 더 할 말이 있을 것 같네요.

개혁입법과제 토론회도 잘 마쳤습니다. 회원 의원들은 거의 다 참석해 주셨습니다. 우리 모임의 각 위원회에서도 1-2명씩 참석해서 자리가 영 허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아, 자발적으로 동원된 ‘자원활동가’들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직 자료집을 못 보셨을 것인데, 보는 순간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많이 들 것입니다. 예, 딱 고시서적 같이 생겼습니다. 외우고 싶은 본능이 확 일 테지만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냥 한 번 일독해 주시면 됩니다. 거기에 많은 수고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4년 뒤에 어느 총장인가는 이 일을 다시 반복할 것인데, 잘 감당하시기를 미리 당부드립니다. 준비 과정과 종료 이후의 평가를 회의록에 잘 남겨 놓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재명 회원(성남시장)의 단식농성장을 방문했는데, 그 이틀 뒤에 단식농성을 푸셨습니다. 상당인과관계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법률적 양심으로 각자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건강을 더 크게 해하지 않고 단식을 종료해서 다행입니다.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데, 그것도 잘 해결되기를 바라겠습니다. 회원님께서 민변의 성명 발표와 지지 방문에 감사의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전체 공지합니다.

‘전관비리’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가 일단락됐는데, 혹시나하고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라는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한변협도 ‘전관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요? 우리는 성명(“법조비리, 특검으로 수사하라”)을 발표했습니다. 사법위에서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사법개혁의 계기와 소재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발굴되네요. 그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진전이 있을 수 있게 잘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일요일(19일)에는 세월호 고 김관홍 잠수사의 추도식에 회장님과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가 그 구조자의 가족을 위로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번 주에는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시한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이는데, 민변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적극적인 의사표명과 함께 정부의 일방적 행태를 저지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사무처에도 조금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유진 간사가 출산휴가를 갔고 그 대체근무자로 김서정 간사가 왔습니다. 앞으로 1년 좀 넘게 같이 근무할 것입니다. 민변 페북에 가입해 있는 분은 보셨겠지만, 카드 뉴스 등 기존에 잘 안 보이던 것이 보일 것입니다. 뭔가 소란스럽다 싶으면 김서정 간사에게 혐의를 두시면 거의 정확할 것입니다. 큰 역할 기대합니다. 이유진 간사도 애 잘 낳고 오기를 기원해 주세요.

마지막 소식입니다. 김수영 시인은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 자신을 자책했지만, 저는 사소한 일에 분주해질 때 뿌듯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 느낀 뿌듯함은, 남자 화장실 출입문이 강제로 닫히게 만든 일입니다. 화장실 문이 열려 있어서 민망한 때가 좀 있었지요? 그 예방책을 고민한 결과 자동개폐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그것이 고장나지 않는 한 출입문으로 인한 민망 모드는 재현되지 않습니다. 뭔 말이냐고요? 예, 남자 화장실 출입문 위쪽을 한 번 보시면 됩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아, 정말 마지막 한 소식이 있군요. 이 글을 보고 있는 이 시간에 저는 ‘독일’에 있습니다. 자유여행 아니고 통일기행입니다. 통일위 변호사님들과 베를린의 골목을 함 휘젓고 오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