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논평] 대법원의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판결을 규탄한다.

2016-02-19

[논 평]

대법원의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판결을 규탄한다.

 

1. 2016. 2. 19. 대법원(전원합의체)은 전국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기업별노조인 발레오전장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한 것이 적법한지가 쟁점인 사건에서, 이를 무효로 판단한 원심을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다수 의견 8인, 반대 의견 5인)

 

2. 다수 의견의 취지는, 산별노조 하부 조직이 ① 독자적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여 비법인 사단이 근로자단체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거나 ②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을 보유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경우에는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있는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는 ②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①에도 해당하지 않는지는 더 심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대법관 5인의 반대의견의 취지는, 노조법은 노동조합이 주체가 된 조직형태 변경을 허용할 뿐이므로 위 ②는 타당하지만 ①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아가 다수 의견의 취지에 따르더라도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는 ①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4. 우리는 위 대법원 판결이 노조법을 민법에 종속시킨 것으로서 매우 부당하다고 판단한다. 노조법상 조직형태 변경제도는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인데, 대법원은 독자적 교섭권과 협약체결능력이 없어서 도저히 노동조합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까지도 노조법에서 정한 조직형태 변경 제도의 적용대상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반대의견이 지적하였듯이 입법취지와는 정반대로 산별노조의 해체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노동조합에 대한 사용자의 지배개입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 김신 대법관이 지적하였듯이 노조법상의 조직형태 변경을 다루는 사건에서 노조법은 간 데 없고 민법 이론만 (그것도 무리하게) 적용하려 한 것이다. 우리는 대법원이 헌법 제33조의 정신과 노조법의 입법취지를 몰각한 위 판례에 대하여 강한 유감과 큰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5. 한편, 우리는 반대 의견 5인 전부가 다수 의견의 법리에 의하더라도 발레오만도지회가 근로자 단체에 준하는 지위가 없다고 인정한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다수 의견도 위 ①에 대한 심리를 더 해 보라는 취지로만 원심을 파기한 것에도 주목한다. 이는 대법원도 차마 발레오만도지회가 독자적인 근로자단체이고 그에 따라 그 지회의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무효라고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파기환송심이 발레오만도지회의 결의를 무효로 인정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법원이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최소한의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길일 것이다.

 

6. 발레오만도지회의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노조 파괴 기획자인 창조컨설팅과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 점은 대구고등법원의 재정신청 인용 결과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점만을 놓고 보더라도 위 결의는 조금의 정당성도 획득할 수 없다.

 

7. 우리는 대법원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장하는 노조법의 취지와 노동3권의 실질적 보장에 긴요히 요청되는 산별노조의 중요성을 몰각한 채, 민법상으로도 그 개념이 불분명한 ‘근로자단체’라는 개념에 의탁하여 한 위 판결이 곧 반노동법적시대착오적 판결로 회자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노동자의 권리를 이런 식으로 뿌리에서 허무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강력히 규탄한다.

 

2016. 2. 1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강 문 대

첨부파일

20160219_민변노동위_논평_대법원의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판결을 규탄한다.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