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주한미군의독극물방류사건재판불응통보를 규탄한다

2001년 9월 10일 minbyun 129

보도에 의하면 지난 해 용산미군부대 영안실 부소장으로서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 470병(223리터)을 몰래 영안소 내 하수구에 버렸다가 검찰에 의하여 수질환경보전법 위반죄로 약식 기소된 미군속 앨버트 맥팔렌드씨를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한 사건에서 주한미군 측이 재판에 불응하겠다는 방침을 정부에 통보했다고 한다. 당초 주한미군 측은 검찰에 기소유예를 요청하였다가 정식재판에 회부되자 입장을 바꿔 공무증명서를 발급하여 법원의 재판권행사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당분간 재판에 응할 수 없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주한미군 측에 의하여 저질러진 지난 해의 독극물 방류사건은 매향리 미공군폭격훈련장 소음피해 사건과 함께 SOFA 협정에 환경조항이 없는 약점을 주한미군 측이 악용한 것으로서 국내외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위 사건을 계기로 최근에 있었던 SOFA 협정개정과정에서 환경관계 조항이 추가되기까지 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만일 위와 같은 독극물 방류사건이 미국에서 발생되었더라면 중대한 범죄로 처벌되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검찰이 초기에 맥팔렌드씨를 약식기소하였던 것은 사건의 중대성을 간과한 것으로서 뒤늦게나마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 이제 주한미군 측은 사건 당사자로서 위 독극물 사건이 발생한 과정 및 그로 인한 피해 등 제반 사정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주한미군 측은 오히려 재판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한편 공무중의 행위는 주한미군이 1차적 재판권을 가진다는 SOFA의 관계 규정에 따라 지난 5월 초순경 위 맥팔렌드씨의 독극물 방류행위가 공무수행 중에 발생하였다는 내용의 공무증명서를 발급하였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개정된 SOFA 관계 양해각서 조항에 의하면 위와 같은 공무증명서에 대하여 검찰은 10일 이내에 이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보도에 의하면 검찰은 위 공무증명서를 단순히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방법원에 보냈다는 것으로서 그렇다면 검찰 스스로 적법한 이의권을 포기하거나 간과한 것이 되어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위 독극물 방류행위에 대하여 뒤늦게 공무증명서를 발급한 주한미군 측의 행위로서, 이는 한국의 사법권을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또 다시 한국민들에게 범죄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에 위 독극물 방류행위에 대하여 공무증명서를 발급한 주한미군 측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주한미군 측이 조속히 공무증명서의 발급을 철회하도록 권한다.

아울러 법원은 이 사건이 주한미군 측에 의하여 저질러진 중대한 환경범죄라는 국민들의 인식을 감안하여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한 만큼 신속히 공판기일을 지정하여 피고인을 소환하고 피고인이 불응하는 경우에는 구인하여서라도 재판을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 측이 발급한 공무증명서에 얽매이지 말고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을 진행함으로써 두 번 다시 유사한 범죄가 주한미군 측에 의하여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한미군 당국은 중대한 환경범죄를 옹호하면서까지 대한민국의 사법권을 경시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피고인 맥팔렌드씨의 공판기일 출석과 관련 법집행을 보장하여야 한다. 또 이번 공무증명서에서 보다시피 불평등한 SOFA는 완전한 양국간의 평등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다시 개정되어야 한다.

2001. 5. 3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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