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촛불코드배정’ 법원마저 정치법원으로 전락하려는가

2009-02-24

[성  명]

 

 

 

‘촛불 코드배당’, 법원마저 정치법원으로 전락하려는가

 

 

 

작년 촛불집회는 가족과 자녀의 건강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항의였다. 집회는 평화적이었고, 야간집회 참여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법 남용이었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명박 정부의 입맛에 맞춰 무리하게 촛불참여자들을 기소하였고, 그런 가운데 법원은 야간집회와 관련한 집시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기도 하는 등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어느 정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듯 하였다.

 

 

 

 그런데 촛불집회 참여자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일반적인 자동배당을 하지 않고 보수성향의 특정 판사에게 집중적으로 몰아주었고, 이에 대해 형사단독 판사 16명 가운데 13명이 법원장에게 항의한 사실이 밝혀졌다. 헌법에 따라 법관의 양심을 걸고 재판을 해야 하는 판사들이 집단으로 항의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법과 양심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정치검찰의 뒤를 쫓아 법원마저도 정권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고의적으로 촛불사건을 보수성향 판사에게 일괄배당하였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재판담당 판사들 거의 모두가 집단으로 항의를 할 정도라면 법원이 사건배당을 정치적으로 하였다는 의혹을 갖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 일괄배당을 받는 보수성향 판사가 촛불집회 과정에서 조선일보사에 쓰레기통을 던진 혐의에 대해 징역1년의 실형과 벌금형이라는 과도한 형을 선고한 것도 이러한 법원 상층부의 주문에 따른 것이 아닌지도 의혹이다. 이에 대해 사건배당에 관여한 형사수석부장판사는 관련사건 일괄배당 관례에 따라 한 판사에게 집중 배당하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하필이면 보수성향의 판사에게만 집중배당을 하였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가 없다. 그 판사가 보수적인 성향인지 몰랐다는 것은 충실한 해명일 수 없고, 그것은 사건을 배당할 능력과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정치적 의혹이 짙은 사건배당방식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밝혀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이 최근 승진한 신영철 대법관이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법원장으로 있을 때의 일이고, 직접 항의하는 판사들을 만나 시정을 약속했다고는 하고 있는 만큼 신영철 대법관 스스로 당시 사건 배당과정과 항의하는 판사들에게 어떤 해명과 사과, 후속조치를 취하였는지를 직접 밝혀야만 할 것이다.

 

 

 

 우리는 검찰이 이명박 정부 이후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검찰권 행사를 하고, 법리적으로도 무리하게 수사, 기소하는 행태를 비판함과 동시에 최근 들어 구속영장 심리 등에서도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법원의 태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헌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심판하려는 정의로운 판사들의 양심을 법원이 꺾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09월 2월 2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백 승 헌

[성명]촛불코드배당, 법원마저 정치법원으로 전락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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