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투자자-국가제소권 위헌이다

2007년 3월 30일 minbyun 140

“민변, 관련 의견서 청와대에 전달”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83% 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통상법 시한(TPA)에 따라 2007. 3. 31. 오전 7시까지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한-미 양국 고위급 협상에서 정리되지 못한 미타결 현안들에 대해 직접 나서서 결단할 것이라고 공언하였다. 현재 미타결 현안으로는 한국의 농·축산물 수입 전면개방 문제나 섬유류 수출 관세철폐 및 원산지 인정 문제, 자동차 관세철폐와 한국의 자동차 세제개편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애초부터 협상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던 쌀 개방문제를 가지고 미국 측의 요구에 끌려 다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쟁점, 즉 사법 주권을 침해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간접수용 보상제도’와 국가정책의 근본을 뒤흔드는 투자자-국가 제소 제도를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우리 법률가들과 헌법 학자들은 그 동안  미국이 요구하는 투자자-국가제소 제도나 간접수용제도가 우리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각종 공청회나 학술회의를 통하여 지적하여 왔고, 대통령과 현 정부 역시 우리 법제도와 일부 충돌하고 있다는 점과 국내 제도 및 정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안하여 간접수용 개념을 대폭 축소, 명확화하기로 하고, 투자자-정부 제소 제도에 대하여도 부동산이나 조세정책 부분은 예외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었다.

투자자-국가 제소 제도는, 투자대상 국가가 협정을 위반하는 경우 투자자로 인정되는 자가 대상 국가를 제소할 수 있는 제도이다. 여기에서 투자조항은 “투자자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소유․통제하는 모든 자산”을 보호 대상으로 삼고, 현재의 자산뿐 아니라 ‘미래의 실현 가능한 이익’까지도 보호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투자’ 개념은  헌법과 국내 법률이 보장하는 ‘재산권’ 보다 그 보호 범위가 훨씬 더 넓다. 여기에다가 간접수용까지 포함되면 부동산투기 규제와 균형 있는 국토개발 등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일련의 공법적 규제들이 무력화되고, 공공복리를 위한 입법작용 역시 어렵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오랜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렵게 시행해 왔던 공공정책과 법제도는 한-미FTA 체결로 인해 그 실효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한국 정부가 이와 같은 입법조치를 하거나 이에 따른 행정조치를 할 경우 미국의 투자자는 우리 국가를 상대로 간접수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의 법원도 아닌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하여 막대한 보상청구를 하게 될 것이고, 위 기구가 투자자 손을 들어주면 한국은 중재기관의 결정에 따라 그 손실을 모두 보상해줘야 한다. 지금까지 미국과의 FTA 협정체결국 중 이 제도에 따라 미국 투자자에 의해 제소당하여 수백억 달러에 달라는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렇게 투자자-정부제소 조항은 사실상 미국의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반면 한국의 공공제도와 법률 및 국가정책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성은 이미 작년 법무부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현재 한국 협상단이 투자자-정부제소 조항과 간접수용 조항을 받아들이는 것은  내용적으로 미국 투자자를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미국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보호하는 것이고, 절차적으로 미국 법이 정한 것보다도 훨씬 유리하게 중재절차를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 국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대를 해 주는 것이다. 이는 미국 투자자는 특별계급으로 받들고, 우리 국민은 2등 국민으로 전락시켜 국민의 주권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조치이다. 또한 한국의 법원은 전혀 사법적 기능을 할 수 없고,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조차도 제소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사법주권을 미국 투자자들의 대리인인 중재인들에게 통째로 내어주는 것으로써 헌법상의 사법주권을 침해하고, 국민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조치이다.

우리 법률가들은 현재의 한-미 FTA가 내용적인 면에서나 절차적인 면에서 모두 헌법을 파괴하는 것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투자자-국가 제소권은 사실상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므로 개헌을 위한 헌법상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헌법상 절차를 무시하고 임의로 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통령이 진정으로 한-미 FTA 협정을 타결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결단하기에 앞서 주권자인 국민들로 하여금 국민투표 절차에 따라 한-미FTA 협정 안에 관한 사항 전반에 관하여 이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부디 5000만 국민의 현재와 미래에 운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미FTA 협정을 체결함에 있어서 대통령의 고독한 결단보다는 대통령을 그 자리에 있게 한 국민들의 의견을 사전에 구하고 그 뜻에 따르는 합헌적이고도 민주적인 선택을 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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