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권모니터링]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은 운전을 할 수 없다고?

2011-05-26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은 운전을 할 수 없다고?


 


 


글_국제연대위원회 인턴 김다운


 


 


1.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외침: 운전할 권리를 보장하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 여성이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면서, 다시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들이 운전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저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나라이다. 자녀교육, 직장, 장보기, 진료 등으로 운전이 필요한 여성은 운전사를 고용하거나 남자 친척에게 부탁해야 한다. 하지만 운전수를 고용하는 데 최소 300~400달러의 월급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부유층이 아니면 운전수를 고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성의 운전을 금지한 법률 문서는 없지만,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를 따르는 성직자들은 여성이 운전할 기회가 생기면 남성과 접촉할 기회가 생겨 도덕적 가치들이 붕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에 의해 여성 운전 금지제가 운영되지만, 사우디 이외 지역의 이슬람 성직자들은 이 제도를 주장하지 않는다.


 


사우디의 정보통신 전문가인 마날 알-셰리프(32)는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페이스북 사이트에 올렸다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당국에 연행되었고, 몇 시간 만에 석방됐지만, 다음날 새벽 운전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체포됐다. 현지 보안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사회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체포된 알-셰리프에게는 조사를 위해 5일간 구금 명령이 내려졌다. 차 안에 있던 남자형제 1명도 함께 수감됐다.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알-셰리프는 다른 여성들과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여성 운전 금지제의 철폐를 촉구하면서 오는 6월17일 여성 운전자들이 차를 몰고 거리로 나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고 이에 1만2천명이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페이지는 삭제됐고 트위터 계정은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현재, 수백명의 운동가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연대, 알-셰리프의 석방은 물론이고 여성 운전 금지제의 철폐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세리프와 여성단체들은 모든 여성들이 왕족들처럼 운전수를 고용할 형편이 되지 않을 뿐더러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여성이 직접 운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운전수로부터 성희롱 등을 당할 위험성이 있어 여성이 직접 운전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2. 자동차운전과 여성의 자유


 


20세기 초반만 해도, 서구 사회에서도 여성의 자동차 운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자동차는 주로 남성의 상품으로 간주되었고, 여성의 운전은 못미덥고 속도 조절에도 능숙하지 못한 유약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자동차 운전은 증가하고, 택시 운전사등과 같은 여성 직업운전가가 등장하게 된다. 특히 1920년대 들어서는 자동차업계에서도 주요 고객으로 ‘여성’을 주목하게 된다. 자동차산업이 호황을 누리기 시작한 초반기에는, 자동차가 위험하지 못한 물건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자동차 광고에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성들을 등장시킨다. 하지만 점차, 자동차산업이 주요 고객층으로 ‘여성’들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광고의 초점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자동차 광고에 등장하는 여성(예를 들면 자동차 경주 선수와 같은)이 상류층의 성공한 여성의 이미지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한국의 최초 여성운전자는 1920년대에 스물 세 살의 나이로 운전면허에 합격한 최인선씨라고 한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당시, 여성 최초 운전면허 합격은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사진출처: http://www.daimler.com/dccom/


 


점차, 자동차는 남성과 동등한 지위와 역할을 누리는 여성의 ‘상징’과도 같은 상품으로 여겨졌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까지 자동차 판매의 고객으로 삼고자 하는 자동차산업의 전략과 여성의 해방, 자유라는 흐름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페미니즘 여성 작가의 시초라 여겨지는 버지니아 울프도 그녀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의 운전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정적이고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데에는 여성의 운전이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상업적 성공을 거둔 그녀의 소설 ‘To the Lighthouse’에서 얻은 인세수입을 자동차에 투자하며, 자동차 운전이 그녀의 세계관과 사유의 지도를 더 확장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기뻐했다.


 


 


3.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운전할 권리와 자유를 지지한다.


 


최근 불거진 여성운전자의 체포에 대한 사건으로, 휴먼라이츠 워치 등의 국제인권단체와 여성단체들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페이스북과 유투브 등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여성들의 운전할 권리와 자유에 대해 지지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운전할 권리’라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


 


참고자료


http://www.daimler.com/dccom/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479105.html


hr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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