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에 관한 토론회> 참가 후기

2011-04-14

[민변의 활동]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에 관한 토론회> 참가 후기



  글_상담변론팀 6기 인턴 김민지 


  전의경 제도는 대학교 3학년 때 전투경찰대설치법(군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경으로 차출하는 조항)에 관해 헌법모의재판을 한 경험이 있어서 평소에 관심이 갔던 분야였다. 게다가 내가 속해있는 공권력 감시팀의 업무에 전의경 제도가 속해 있어서 부대 내 폭력사건에 관한 기사를 많이 접했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구타 및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한 의경의 아버지가 나와 증언하는 순서가 있었다. 부대 내에서 행해졌다고 하는 높은 수위의 가혹행위와 구타에 놀랐고 북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죽은 의경 아버지의 모습이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졌다.


  1. 복무부적응과 직권면직제도의 문제 2. 구타 및 가혹행위 등의 문제 3. 군복무 중 사망시 국가배상 책임 문제 4. 전의경제도의 존폐 문제.


  3번과 관련해서 미국과 대만은 군대 내에서의 자살자를 국가유공자로 보아 처리하는데 우리나라는 가혹행위를 받다가 자살하여도 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아 국가배상만을 받을 수 있다.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으면 국립묘지 안장여부, 보상금, 그 외 유족에 대한 지원 등의 대우가 다르므로 자살을 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아 유공자로 인정하는 것이 유족들에게는 유리하다. 자살한 사람을 유공자로 인정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이 또한 공무집행 중에 발생한 것이므로 유공자로 인정하는게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4번과 관련해서 궁극적으로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지만 폐지되기 전의 과정에서 인권보호가 필요하므로 1, 2번의 논의가 중요한 것 같다.


  1, 2번 문제와 관련해서 절대적인 지휘부의 관심 증진, 간부들의 소극적인 태도 개선, 전의경에 대한 의무교육, 전문상담인력 채용 등의 방안이 나왔다. 나도 전의경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제도들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경찰청을 대표하는 토론자가 한 분 계셨는데 지금까지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이 근절될 수 없었던 원인은 현재의 생활 문화를 대체할 만한 것을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이 분의 말씀에 깊이 공감했다. 아무리 대책을 세워도 대체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이러한 조치는 일회적인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 이다.


  그러나 대체할 수 있는 생활 문화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워 보인다. 내가 보기에 특히 우리나라의 남자들은 중고등학교에서 이미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고,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바람직한 새로운 생활문화의 도입과 부대 내 문제의 해결은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러한 경향은 무조건 힘, 권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사회의 반영이 아닐까? 근본적으로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제도적인 개선이나 법령의 개선 외에 우리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