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과 민주성 활보가 절실하며, 신영철 대법관 사퇴를 재촉구한다

2009-09-14

[논  평]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과 민주성 확보가 절실하며,


신영철 대법관 사퇴를 재촉구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25일 민일영 청주지방법원장을 다음달 11일 퇴임하는 김용담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민일영 법원장이 대법관의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오늘 우리가 민일영 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민 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이 과연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과 민주성 확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가 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우리나라 최고법원으로서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를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하게 반영하여 법이 담아야 할 자유와 정의, 평등의 가치를 실천하고 적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미 이용훈 대법원장이 작년 대한민국 사법 60주년 기념사에서도 인정한 것처럼, 우리는 법원이 국민 대다수의 염원과는 정반대로 오랜 권위주의 체제 아래서 올곧은 자세를 온전히 지키지 못하여 국민의 기본권과 법치질서의 수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헌법의 기본적 가치나 절차적 정의에 맞지 않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로 인해 정권과 일부 기득권층의 방패막이로 전락해 왔음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언제나 엘리트 법관들의 승진자리로 전락한 대법원이 있었다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국민과 유리되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와는 유리된 채 고위법관들 위주로 구성된 대법원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전혀 대변하지 못하였고, 관료화, 획일화되어 그들만의 기관으로 전락하였던 것이다.




 그나마 지난 참여정부에서는 비록 부족하지만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 및 민주성 확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여 고위법관 출신이 아닌 인사나 여성 법관이 대법관으로 임명되기도 하였으나, 현 정부 아래서의 대법관 인선은 또다시 서열과 기수, 고위법관 위주의 대법관 임명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법관이 되려는 일념으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할 만한 재판부를 골라 사건을 배당하고 재판 간섭까지 서슴지 않았던 신영철 전 중앙지방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은 다양하고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과 민주성 확보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른 채 입신양명에 눈 먼 고위법관들만의 승진자리로 전락한 대법원 구성의 폐단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이다. 우리가 신영철 전 중앙지방법원장이 대법관직을 즉각 사퇴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데는 도대체 법관의 기초라 할 공정성과 정의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진면목도 있지만, 그가 고위법관을 위한, 고위법관에 의한, 고위법관의 대법원이라는 과거의 폐단에 편승하여 자신의 승진욕구를 채우는 데 급급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민일영 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이 기득권의 이해에 편중되지 않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대법원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른 채 또다시 고위법관들의 승진자리로 전락하고 있는 대법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를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신영철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대법관직을 사태하고 대법원 스스로도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과 민주성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2009월 8월 2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백 승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