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시도, <민변 경제 강좌>

2009-07-01

2008년 가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민변 회원에게도 다르지 않았다.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경제 공황’과 같은 단어는 경제학에 문외한인 변호사들에게도 큰 위기감으로 다가왔다. 조용환 변호사의 제안에 따라 민변은 회원을 상대로 하여 경제학 전반에 대한 집중 강의 프로그램을 구상하였다. 때마침 내노라하는 개혁적 경제학자들로 구성된 ‘한국경제정책연구회’가 민변 변호사들의 제안에 흔쾌히 응하여 <민변 경제 강좌>가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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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에 참여하는 회원 대부분이 대학 시절 경제학 개론서 정도나 최근 ‘쾌도난마 한국 경제’와 같은 책은 읽었으되 경제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해 본 경험이 거의 없는 터였다. 준비팀은 경제학을 총론, 거시, 미시의 파트로 나누어 14개 강좌로 구성하고 각 주제별로 국내 최고 전문가를 강사로 섭외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강의 계획이 마련되었다.

1강 경제철학(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2강 세계경제의 흐름(유종일)  
3강 시장경제의 다양한 모델(최태욱, 한림대 교수)  
4강 거시경제와 국민소득 계정의 이해(하준경, 한양대 교수)
5강 국제수지와 외환시장(하준경)
6강 화폐와 신용(전성인, 홍익대 교수)
7강 금융상품과 금융시장(전성인)
8강 시장과 기업(전성인)
9강 재벌과 기업지배구조(김상조, 한성대 교수)  
10강 중소기업과 공정거래(이의영, 군산대 교수)
11강 금융제도, 금융산업, 금융감독 (김상조)  
12강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전병유, 한신대 교수)
13강 재정과 조세(윤희숙, KDI)
14강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임원혁,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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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의 지속성과 집중도를 높이기 위하여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3시간 강의를 14주 연속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기획하였다. 같은 취지로 강의료도 1인당 100만원을 책정하였다. 많은 시행착오와 고비가 있었다. 강의료와 장시간 수강 부담으로 신청자가 많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애초 1주일 전에 제공하기로 하였던 강의안이 제때 제공되지 않거나 강의실 마이크 시설 하자로 마이크에 정전기가 올라 애태우기도 하였다.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강의안을 준비하고 많은 짐들을 강의실로 옮기고 김밥과 샌드위치 도시락을 주문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모든 준비와 강의 동영상 녹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겨라 인턴이 함께 해주었는데 이겨라 인턴이 없었다면 이번 강좌가 결코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이겨라 인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수강자들은 각자 다른 목표와 기대를 가지고 강의에 참가하였다. 이상갑 변호사는 14주 내내 강의를 위해 광주에서 올라와 새벽에 내려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일하는 한 변호사는 첫 강의 후 답답한 부분에 대한 시각을 열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과 싸우는 변호사들이 14주 연속 저녁 시간을 통째로 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 때 수강자가 줄기도 하고 특히 노 전 대통령 서거 시기에는 열명 남짓만 강의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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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난관에도 열혈 수강생들의 학구열은 결코 식을 줄을 몰랐고 강의 시간마다 적지 않은 질문들로 강사를 괴롭혔다. 그렇게 6월 11일 마지막 강의를 끝낸 후 수강생들은 뿌듯한 마음으로 종강식을 열었다. 김선수, 김성진, 박찬운, 이상갑, 이오영 변호사 다섯 분이 개근을 하여 모범상을 받기도 하였다.

과연 이번 강좌가 우리를 얼마나 성숙시켰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적어도 전보다 더 많은 고민이 생겼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강좌는 많은 시행착오와 미숙함이 있었지만 법을 넘어선 다양하고 심도 있는 회원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향후 이번 강좌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내기로 하였으니 강좌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께서도 책을 통해 행복한 경제 공부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송상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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