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월례회 참석후기

2009-05-06


 



  <방송토론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정관용 선생님의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사회는 송호창 변호사님이 맡으셨는데 송변호사님은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의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막 끝내고 온 상태였고, 오늘의 주인공 정관용 선생님은 KBS 사장이 바뀐 이후 <심야토론>에서 하차한 분인지라 두 분이 한 궤 속에 있는 절묘한 조합이었습니다.


강의는 우선 우리 토론문화에 대한 진단으로 시작했습니다.



 



 


  방송토론의 특징을 말하자면



 1. 토론자들은 시청자설득을 목적으로 한다

 2. 토론자들은 소속집단으로부터 (특히 과격파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 두 특징은 상응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상충하고 있습니다.


1번이 목적이라면  토론자들이 사안에 대해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부동층을 공략하겠으나 실제로는 2번을 목표로 하는 토론자들이 많기 때문에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시청자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토론이 진행된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토론자들이 진보/보수 양진영의 과격한 입장을 취하게 되어 토론문화가 극단적으로 되고 있는게 실상입니다. 자연스럽게 가운데에 있는 시청자들은 토론의 타겟범위에서 벗어나게 되고요.



꼭 방송토론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매일 수많은 토론이 이뤄지게 되는데, 제대로 된 토론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우리가 토론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데다 방송토론 또한 엉망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정관용선생님은 한국의 근현대사와 보수/진보 개념을 들며  토론하기 어렵게 되버린 우  리 사회의 구조적, 역사적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고도압축성장을 하며 일제시대/군사독재/민주화/경제발전/ 그 외 등등이 청산과 극복없이 그냥 켜켜이 쌓여 중층구조의 정치사회지형이 생겼다는 거죠. 또한 식민지배 후 미국의 영향 속에서 사회를 재건하며 유럽형이 아닌 미국형 정치질서를 가지게 되었고 거기에 분단과 지역차별이 겹치며 제대로 된 진보와 보수가 자리잡기 불가능한 기반이 됐습니다.



유럽의 진보가 리버럴한 진보, 도덕적 엄숙주의를 공격하는 진보인 것에 반해 우리의 진보는 오히려 도덕적으로 엄숙하며 중간으로 수렴하는 것에 대해 생리적 거부감을 가졌고


유럽의 보수가 본래 도덕성, 책임감, 질서와 시민의무를 강조하는 것에 반해 한국의 보수는 부패와 독점이 특징입니다.


한번도 제대로 된 청산과 극복의 과정을 가지지 않았기에…


그래서 우리는 진보와 보수 모두 서로를 극렬히 싫어하는 구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토론을 거부합니다. 해도 잘 안 되고.

이런 적대적 공생관계가 고착화된 상태로 몇십년이 흐른거죠.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이냐?



그것은 소통적 자세입니다. 수렴에의 지향.

상대를 공격해 나를 인정받는 게 아니라 중간을 공략해 하나라도 내 편으로 만드는 자세가 훨씬 건설적인 겁니다.

기존의 적대적 공존관계에서 건설적 대립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강의 말미에 정선생님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군요.


“사회가 만약 나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면 나는 아주 당당한 회색이 되겠다”


오랜 방송진행 경험과 개인적인 삶에서 농축된 성찰이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정관용 선생님은 참 단단한 분 이었습니다. 
질의시간과 뒤풀이 때도 자신의 정치적인 의견을 아꼈고 강의 내용을 비롯, 하는 말이 일관된 체계와 확신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정선생님과 소통하면서 전 자극과 영감을 받았고요.



다음 월례회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군위원회 2기인턴 최평순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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